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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땐 - hey jude~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민음사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라디오를 켜고 가 나오는 채널을 찾아냈다. 정말로, 나는 상황을 나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슬픈 노래를 고르고 싶었고, 상황을 더 낫게 만들고 싶었다. 단지 방법을 몰랐을 따름이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중에서 조너선 사프란 포어 예술계에 두가지 유형의 천재가 있다고 치면, 하나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 경우, 둘은 방대한 지식을 현란하게 풀어낸 경우다. 전자로는 20세기 초 건축가 출신의 문학인 이상이 '오감도'란 작품으로 '때려 치워' 따위의 반응과 함께 천재로 각인된 경우가 널리 알려진 케이스이며.. 더보기
피에르 바야르, 김병욱 옮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영화평론가 이상용 선생의 추천으로 알게 된 책이다. 상당한 낚시적 마력을 지닌 제목은 마치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같은 느낌을 준다. 목차를 보면 마치 실용서처럼 비독서(책을 읽지 않은 상황)의 방식들을 분류하고, 상황별 대처 요령을 알려주는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전혀 읽지 않은 책이나, 대충 훑어 보았을 뿐인 책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고, 책을 꾸며낼 것 등의 실천 방법을 권장하는 실용적인 책이다. 어떻게 그런 뻔뻔스런 내용을 책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항의에 대해서는, 폴 발레리나 발자크 같은 부정하기 어려운 권위를 지닌 작가들의 생각을 앞세우는 것으로 이미 방어책을 세워놓기도 했다. 그는, 아니 그들.. 더보기
동네음악2_혜화동(한강,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어릴 적 놀던 골목이 이 세상 어디엔가 그대로 남아 있는 청년. 그 골목에서 오래 전의 친구를 만나러 전철을 타고 가는 노래. 들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골목 끝에서 친구가 달려오는 대목에선 늘 마음이 흔들렸다. 한강, ‘혜화동’ -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중에서 한강 한강 작가의 데뷔작이던 '여수의 사랑'은 너무나 슬프고 애처로워서 읽을 당시 괴롭고 힘빠져서 고생했던 것이 기억난다, 라는 글을 네이버에 '한강 작가'라고 검색하면 제일 처음 보게 된다. 한강의 이름으로 나온 가장 최근 책인 『채식주의자』를 읽기 전 그 '너무나 슬프고 애처로운' 느낌이 들까봐 쉽게 집어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곧 늪에 빠지듯 한강에 빠지게 되고, 주말 하루를 '채식주의자'에 바치게 되었다. 소설집 '채식.. 더보기
요슈타인 가아더, 지평 이따금 나는 나 자신이 존재하는지 어떤지 잘 분간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바로 이 순간만 여기에 있을뿐 그후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사실은 쉽게 잊혀지고 있다. 잠시 생각해 보더라도 나는 그 사실을 언제나 알고 있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아무도 나에게 그 사실을 알아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이 문제만큼은 그 누가 친밀하게 지적해 주지도 않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나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나라의 모든 중요 일간지에 다음과 같이 공고하고 싶다. "남녀 시민 여러분 모두에게 알립니다. 세상은 여기 그리고 지금 존재하는 것입니다!"라고. (요슈타인 가아더, 장희창 옮김, "지평" from 책그림책) 더보기
동네 음악1_명륜동과 삼청동 , , 처럼 지명이 들어가는 노래들로 지도를 그린다면? 드라마를 보다가 집에서도 드레스를 입은 아줌마가 전화를 받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평창동입니다~~"라고 한다. 콘서트에서 남자 아이들이 청했던 풋풋한 소년 정서의 에 "귓가엔 fall의 음악이 맴돌았지"란 구절이 들린다. 루시드폴은 몇년 후 이란 노래를 불렀다. "난 낯설은, 바람이 지나가버린 곳에 살아"라고 더보기
아담이 눈 뜰 때 장정일 아담이 눈 뜰 때 미학사 1990 내 나이 열아홉 살, 그 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 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 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 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완벽하게 인용하다. 더보기
카페 고민이 있으면 카페로 가자 그녀가 이유도 없이 만나러 오지 않으면 카페로 가자 장화가 찢어지면 카페로 가자 월급이 4백 크로네인데 5백 크로네 쓴다면 카페로 가자 바르고 얌전하게 살고 있는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으면 카페로 가자 좋은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카페로 가자 언제나 자살하고 싶다면 카페로 가자 사람을 경멸하지만 사람이 없어 견디지 못한다면 카페로 가자 이제 어디서도 외상을 안 해주면 카페로 가자 방랑작가 페터 알텐베르크 더보기
루시드폴_인터뷰 part 2 Interview Lucidfall + 김정찬 씨에 대한 사연을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읽었습니다. 그와 공동작곡으로 되어 있는 의 가사는 절박합니다. "너는 이제 내 목으로 노래하네", "다시는 난 바다를 노래하지 않으려 해"….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음악의 완성도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이런 개인적인 시련이 이 음반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 준 것 같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가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음악 표현과 긴밀하게 어울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 곡은 아시는 것처럼 특별한 곡이 되어버렸지요. 때로는 음악이 저를 치유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 그렇다면 삶의 행복과 완전한 음악 중 어떤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 두 가지가 다른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곡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