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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서핑 재팬 카마쿠라고교 앞에서 서핑하는 걸 처음 보기 전까지 서핑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한 무리의 멸치 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파도를 타는 시간은 무척 짧았다. 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작 2~3초 정도였을까. 그렇게 짧은 것을 위해 파도를 거슬러 헤엄쳐 나가 바다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시간은 뭐랄까 일정한 속도로 흐를 것 같지 않았다. 이 해변은 근처의 에노시마와 달리 비키니 아가씨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60년대 서프 앨범 커버에서 여자 찾아보기가 힘들었던 것도 일종의 리얼리즘이었던 모양이다. 저녁 바다로 나가던 여성 서퍼가 있긴 했다. 강백호를 비롯해 수많은 만화와 영화에서 저 길에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며 bondandy는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smashing pumpkins 'That's The Way(My Love Is)' 더보기
지겹지만 버틴다. 삶은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글이란 무엇이냐. 글을 왜 읽냐. 책은 꼭 읽어야 되나. 그래야 세상을 살아갈 수 있나? 글을 쓰는 일이 음식 만드는 일보다 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가 우리를 독립시켰을까? 인과관계가 분명하지가 않다. 그럼 원자폭탄?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자명하다. 작가 김훈이 TV에 나와 "제발 책 좀 읽으라고 하지마라. 필요하면 다 알아서 읽게 되어 있다"고 했다지. 그는 목수처럼 못질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지 자본론 각주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은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남한산성'의 도입은 말(言)이다. 조정의 말이 중국의 새로운 제국 청의 대군을 조선 땅으로 불러들였고, 서울을 버리고 강화로 가야 서울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말을 불렀고, 결국 조선의 말보다 재빠른 청의 말(馬)이.. 더보기
for the girl loves an oyster boy 굴소년단 - Laughing Aah~ (EP) 굴소년단 노래/Fargo Music 조금 엉뚱하게 편의점 불빛 위로 날아오르는 나방에게서 추억을 발견()하거나, 요즘 청춘 답지 않게 장마철에 빨래와 할머니 무릎 걱정()인 굴소년단은 2003년부터 홍대 클럽가에서 연주해온 밴드다. 중고신인의 첫 EP에는 조선 레게라 할 만한 , 일렉트로닉 댄스 등이 셀프 프로듀스로 담겨 있다. 밤(, )과 비(, )를 거쳐 빛나는 오후()로 마무리하는 EP 「Laughing Aah!」는 밴드의 현재와 미래를 암시하는 걸까? 굴소년단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단서가 될듯하다. “우리의 세상은 우리의 것.” (by slowtry. from hottracks vol.7 May) 더보기
작가가 바라는 독자 전형준 = 한국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쑤퉁 = 내 책을 두 권씩 사서 한 권은 자신이 읽고 한 권은 남에게 선물해주길 바란다.(웃음) original article from 경향신문 2007.6.14. ◇쑤퉁은 누구? 본명은 퉁중구이(童忠貴). 1963년 장쑤성에서 태어나 84년 베이징사범대 중문과를 졸업했다. 83년 등단한 뒤 중편 ‘1934년의 도망’(1987)에서의 형식실험으로 선봉파의 중심인물이 된다. 중편 ‘처첩성군’(1989), ‘홍분’(1991)이 영화화돼 대중에게 알려진다. 영국 캐논게이트 출판사의 세계신화총서에 오르한 파묵, 주제 사라마구, 토니 모리슨 등과 함께 참여해 집필한 ‘푸른 노예’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방한 일정 ▲14일 오후 4시 30분 서강대 강연회.. 더보기
그림쇼핑하신 커버 명화 열풍과 명 앨범 커버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고 늘상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신문에서, 이제는 미술품을 감상만 할 게 아니라 사서 보는 시대임을 선언하는 기사를 특집 연재하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미술품 살 돈과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례로 세계적인 부자들 사이에서 미술 투자가 유행인데, 부동산에 비해 미술품은 세금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돈이 많아야만 그림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국내 신인 작가들의 작품은 5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것들이 흔하다. 그리고 싸다고 비지떡이겠는가? 마치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몇 만원 짜리 와인이 수백 만원의 고가 와인 못지 않은 맛을 내는 장면이 있듯이,.. 더보기
유통기한 말장난으로 만든 광고 카피가 많아서 그런 걸까(많다고 해놓고 또 예를 들자니 안 떠오르네, 보일락말락 아일락?), 가끔 포장지에서 엉뚱한 글자를 보고 다시 보면 착각인 경우들이 있다. 얼핏 본 포장지에서 '순수하고 눈맑은'이란 표현을 보고, 아니 '계란에 웬 눈?'인가 하며 다시 쳐다보니 '눈'은 온데간데 없다. 찰나에 불과한 짧은 시간 동안 '계란의 눈은 노른자인가?'라는 생각도 한 것 같다. 냉장고 문짝에 계란 포장지 따위를 붙여놓은 건 내 아내다. 유통기한에 민감한 건 나지만 잔소리에 능할 뿐이다. (사진을 위해 연출한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여러가지 공산품 품질표시 의무사항이 있지만 나의 세대에게 '유통기한'이 각별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나의 세대란 김연수가 "나와 함께 뉴 트롤즈의 아다지오를.. 더보기
박찬욱의 오마주 Vs. 김지운의 숏컷(공개용) "박찬욱의 오마주"와 "김지운의 숏컷"은 잡지에 실렸던 글을 에세이집 형태로 묶어 출간한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편집자 입장에서 두 책의 진행 과정은 달랐다고 한다. 먼저 박찬욱의 경우 박찬욱의 오마주 박찬욱 지음/마음산책초고는 잡지에 실린지 이미 오래 된 글이었기 때문에 시의성이 떨어졌다. 예를 들면 책에 등장하는 아이가 벌써 많이 자라 있다거나, 뭘 좀 아는 독자로서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있었다. 따라서 어느 정도 개고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유명 감독의 시간이 쉽게 나질 않는 것은 물론, 글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생생한 당시의 장면을 다시 쓴다는 것은 아깝고, 재미없는 일이었다. "시간도 아끼고 글의 원형과 맛을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있었다. 본문을 고치는 대신 주를 달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