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겸 낮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그 용기와 술기운을 빌어 택시를 타고 그녀의 회사로 무작정 찾아가게 됐다. 택시가 마포대교를 건널 즈음, 차창으로 한강을 내다보면서 나는 미국 록 밴드 도어즈의 <People Are Strange>의 가사를 중얼거렸다. People are strange, when you’re a stranger. 내가 아는 부분은 거기뿐이었지만. 그때 내 마음은 좀 낯설었다. 아님, 까칠했다고나 할까.
-
작가세계 73호 - 2007.여름 세계사 편집부 엮음/세계사 |
“이 소설을 나와 함께 뉴 트롤즈의 아다지오를 들으며
87년 대선을 투표권 없는 눈으로 지켜보았고, ‘영웅본색’, ‘개 같은 내 인생’, ‘천국보다 낯설은’의 순으로 영화를 보았던 나의 세대에게 바친다”라는
발칙한 당선자의 말과 함께 등단했던 신세대 작가
1.
데뷔작을 생애 최고의 작품으로 남기는 한국 작가들이 많다고 한다. 등단 이후의 삶이 단조롭거나 제대로 성찰하지 못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가 없다. 지난 달 피아의 작사가 요한도 생활이 너무 단조롭다 보니 서른 넘어 벽에 부딪히는 주변 뮤지션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의 삶의 지배적인 담론이 사라져 버렸다고 하니 창작자들은 서사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 더욱 분주해야 할 텐데, 보통 사람들처럼 술에 취하고 펀드에 미쳐 자기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걸까? 재미 있는 일본 소설에 독자를 빼앗기고 드라마 삽입곡이 아니면 먹고 살길이 묘연한 한국 소설과 대중음악의 처지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요즘이다.
잡설이 길었는데,
소설 쓰는 일이 힘든 나머지 그는 “중국인들이 종이만 발명하지 않았어도 일찌감치 없어졌을, 비생산적인 직업”이라고 신세를 한탄하지만 “이건 아무리 힘든 일어도 재미있는 일”이라며 즐겁게 견디고 있다.
2. 달로 간 코미디언
‘달로 간 코미디언’은 “매번
데뷔 앨범을 내는 작가”(정여울)
3. People Are Strange
거인, 난쟁이, 곡예사, 악사… 전형적인 서커스단의 퍼레이드를 앨범 커버에 기묘한 구도로 담아낸 도어스의 두 번째 앨범 「Strange Days」는 그들의 데뷔 앨범이나 첫 히트곡 <Light My Fire>처럼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거나 사랑 받은 건 아니지만 뛰어난 작품이다. <People Are Strange>는 앨범의 첫 싱글로 빌보드 차트 12위까지 올랐다.
이 곡에 대해 밴드의 멤버와 평론가들은 갑작스러운 성공 후 소외감과 혼란을 느낀 짐 모리슨의 심정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달로 간 코미디언’의 주인공이 기억하다 만 가사의 뒷 부분은 다음과 같다. “Faces come out of the rain.” 오후에 로비 크리거와 함께 길을 걷던 우울한, 그리고 뭔가에 취한 짐 모리슨의 눈 앞에 나타난 얼굴들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by slowtry. from hottracks august,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