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환멸을 넘어, 그들이 왔다
(부제: 최고의 인디 밴드를
인터뷰하는 방법)
허클베리핀
허클베리핀
4집 - 환상...나의 환멸 허클베리핀 (Huckleberry Finn) 노래/Mnet Media |
빠샤에서
8월 24일. 9월호 잡지를 위한 인터뷰로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제 때 마감을
하려면 인터뷰를 마치고 백미터 달리기 하듯 원고를 넘겨야 한다. 허클베리핀을 만나 보니 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아직 모든 곡의 믹싱이 마무리 되지 않은 데다, 제목도
결정을 못해 ‘S1’, ‘H1’ 마치 신차 프로젝트명 같은 곡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법 격식을 갖추고
“<그들이 온다>를 형(이기용) 혼자
녹음한 것은 음악적인 판단이기도 했고, 그 분(
건배. 우리는 음악계 최고의 고학력 밴드의 탄생(박사보다 높은 건 없으므로)과 변함없이 안녕한 허클베리핀을 위해 잔을
부딪혔다. 이 곳은 이기용과
환상.. 환멸, 환상환멸
아직 새 앨범 후반작업으로 바쁜 허클베리핀의
믹싱 중인 음원을 인터뷰 전 날 겨우 들어볼 수 있었다. “아직 믹싱이 끝나지 않았으니, 그 점을 감안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아이디와 비번을 얻었다. 이기용의 웹하드에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여러 버전의 음원이 뒤섞여 있었다.
<해안선>, <H1(홍대의 밤)>,
<S4>, <내달리는 사람들>, <알바트로스(shuffle)>, <그들도 우리처럼(비틀즈)>, <오 나비야(나비와 나)>, <환상환멸>, 이렇게 8곡에 싱글 음반으로 수록되었던 <그들이 온다>, <휘파람>, <낯선 두형제>가 더해져 4집을 이루게 된다.
활기찬 기타 리프와 후렴구의 <오 나비야>는 공연장을 한껏 고양시킬 멋진 곡이었다. 여러 버전이 함께 업로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밴드도 신경 쓰고
있는 곡임을 직감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라고 하며
인터뷰 하는 동안 술손님이 들어와 메뉴판을
보다가 “밥을 먹고 오겠다”며 다시 나갔다. 오늘처럼 장사가 안 되는 날은 처음이라고.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1시간도 넘어 이기용이 돌아왔고, 오자마자
작업한 CD를 걸었다. <그들이 온다>였다. 이기용이 미디로 찍은 날카로운 드럼 소리가 빠샤를 울렸다. 공격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디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앨범을
위해
다음 주에 음반을 발표한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이러고 있어도 되냐고 하니, 화요일까지만 마스터링을 하면 금요일에 음반을 내놓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음반 재킷 디자인도 지금 진행중이라고. 거의 잡지 마감 수준이었다. 뭐든지 마감이 있어야 끝이 난다는데 동의하며 세 개의 잔을 부딪혔다.
이기용은 작사와 작곡을 거의 전담하는 허클베리핀의
설립자이자 리더다. 2005년 11월에 발표한 솔로 앨범
「Aresco」로 2007년 초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올해의
모던록’ 정도를 기대했는데, 너무 뜻밖이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시장에 타협하지 않으려고 독립 레이블을 직접 운영해 앨범을 발표하고 있지만,
인정 받는 것은 창작자에게 큰 활력소임에 틀림 없다. 그는 요즘 “곡이 마구 샘솟아 오른다”며 앞으로도 한 10장은 더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서둘러 돌아오느라 그랬는지, 믹싱 작업이 흥분되었던 건지 그는 약간 들 떠 있었다. 물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의 의미에 대해 말을 꺼냈다.
“4집의 차이점이 뭐냐 하면, 예전엔 약간 우울한 음악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걸 과감히 빼고 스트레이트 하게 로큰롤로 가보자는 거였다. 이번에 바이올린을 한번도 안 썼다. 바이올린이 대변하는 서정적이고 쓸쓸한 느낌이 있지 않은가, 과감하게 빼고 드럼, 기타, 베이스로만 해봤다. 스왈로우(이기용의 솔로 프로젝트명)를 하다 보니, 허클베리핀을 할 때만은 좀더 록킹하게 하고 싶어졌다. 스왈로우를 통해 오히려 허클베리핀의 색깔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허클베리핀의 4집 「환상.. 환멸」은 허클베리핀을 분명하게 각인시킬 앨범이다. 그들을 기대하고 근심하는 지지자들에게는 안도를, 이들의 소문(저주받은 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