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와 비틀즈 eleanor rigby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반바지 차림으로 앉아, 우리는 눈을 감았다. 감각과 상식을 지닌 손이, 더듬어 벨트를 매고 차창을 닫았다. 버스의 등받이는 우주의 품처럼 깊고 푹신했고, 무덤에서 돌아온 맥킨지 신부가 손에 묻은 더러운 걸 닦아낼 즈음, 서서히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구원되지 않았어요. 저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저 외로운 사람들은 모두 어디서 살까요? 버스는 날아올랐다. – 박민규,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2004 1. 박민규 90년대의 윤대녕은 제목을 잘 짓는 작가 소리를 들었다. ‘은어낚시통신’,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2000년대의 박민규는 제목을 대충 짓는 작가 같다.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아, 하세요 펠리컨’,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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