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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5월 15일

입사면접에서 개인사를 묻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버지나 형제자매가 뭘 하고 어떤 집에서 살고... IMF인지 뭔지가 날뛸 때(괴물인가?)
친척 형은 입사하려면 5천만원을 내라는 회사가 있었다 한다. 그런 곳이라면 꼭 필요한
정보일 것이다. 학교 동기 한 녀석도 교사가 되기 위해 3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의 도덕성이 유달리 저질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고 지금도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

오늘 만난 사람 둘은 예의가 발랐다(어디에?).
한 시간 동안 내가 읽은 책과 나의 취향이 화제였다.
면접이 아니었다면 그다지 흥미로운 주제가 아니지만, 오늘만은 내가 주인공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달려라, 아비'를 읽었다. 책 날개의 작가 얼굴부터가 흥미롭다.
어쩌면 우리는 김애란 작가의 흥미로운 표정이나, 그보다 100배는 재미있는 글에 대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 내가 두편 이상 읽었거나, 내가 읽은 작품의 제목이라도
기억했다면.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짧진 않지만 어려운 제목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직 중학교 1학년인 사촌동생이 떠오른다. 그 녀석은 사춘기다.
"요즘 뭐 듣니?"
MP3플레이어를 지닌 동생에게 내가 물었다.
"... 그냥 다."
동생은 마치 이홍렬의 두 아들처럼 과묵해져 있었다.
언젠가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좀더 흥미로운 대화를 나와 사촌동생은 다시 나눌 수 있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