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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편지

햇님이로 인해 눈코 뜰새 없이 바쁘시죠?
오늘 책을 읽다가 좋은 글귀가 있어 소개합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받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것...
아름다움을 헤아릴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현재 살아 있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무엇이 성공인가'
 
천양희 시인이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시입니다.
저런 글을 볼 때 마다 제 자신의 속됨이 부끄러워 집니다. 그리고, 불현듯 어머니와 햇님이 생각이 납니다.
 
요즘 어머니는 자주 그리고 많이 웃습니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깊이 헤아리십니다.
햇님이가 태어남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어쩌면 랄프 왈도 에머슨이라는 사람이 저 글을 쓴 계기도 '아기의 탄생'이었을 까요?
저런 아름다운 글과 요즘의 어머니와 햇님이가 닮았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훈훈해 집니다.
 
이른 새벽 좋은 글을 읽고, 또 좋은 글을 나눕니다.
 
아들 땡땡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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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좋은 글을 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머니에게 쓴 편지.
정말 이른 새벽에 일어났고 책을 읽었다.
좀처럼 흔한 일이 아니지만 가끔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시인이 쓴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아서 어머니에게 보내드렸다.
읽다보면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을 테고, 그때마다 편지를 쓰고 싶을 것 같다.

요즘 시를 소개한 책에 관심이 생겼는데 다산책방이었나? 신경림 시인이 고른 시와 해설을 담은 '처음처럼'이라는 책이 나와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모양이다. 나도 베스트셀러 서가에서 구입했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고 예전에 이같은 시 모음집을 엮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번 책은 조금 흥미가 떨어진다고나 할까. 교과서에서 봤던 시들이 나와서 반갑기는 한데, 오늘과 반응하지 않는 느낌이 드는 시들이 적지 않았고, 시인의 설명 있어 고맙긴 한데 작품의 이해나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베스트셀러일 것이다. 선물용으로 기획된 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데, 일단 하드케이스가 그렇고 책 가격도 싸지도 비싸지도 남지도 모자르지도 않는 1만원이라는 점. 케이스 안에는 같은 내용의 책으로 양장본과 일반본(비매품) 두권이 들어 있다. 선물로 참 잘 샀다는 생각을 하며, 비매품은 내가 읽고 있다. 막역한 사이라면 나눠 읽을 수 있으니 참 좋은 것이다.

선물용으로는 그렇다치고, 자기가 사서 읽기에는 '시의 숲을 거닐다'가 제격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시에 익숙치 않은(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된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시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나, 시처럼 작가를 닮은 문학이 또 있으랴. 적어도 이 책에는 시인을 닮은 시들로만 이루어져 있을 것 같다. 다 읽어보면 답을 알겠지만...

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천양희 지음/샘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