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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남겨진다 살아낸다 무조건 행복하게 최근 몇년 사이 만난 문인 중에 박완서 선생님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댁에 인터뷰를 위해 찾아뵈었을 때, 한참 말씀하시다가 '아참 마실 것도 안 내왔네' 하시며 물부터 시작해서 와인까지 집안에 있는 액체란 다 권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당신에게 문학은 삶이란 취지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쓰신 '살아낸다'는 표현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쉽게 삼키기 어려운 사연 많은 덩어리로 느껴졌는데, 내가 좋아해서 책까지 함께 만들게 된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그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어쩌면 그같은 정서적 공유지가 없었다면 김지수 기자와 나는 전혀 무관했을 것 같다. 김지수 기자의 산문집 는 '존재의 감동'을 노래하는 책이다.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존재란 대개 오전 8시 30분 2호선 객실처럼 지긋지긋.. 더보기
그사람 호암상 뉴스레터를 만드는 회사일로 박완서 선생님을 뵙고 왔다. 나 같은 사람이 그분을 인터뷰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하라니까, 지나치게 마다하는 것도 월급 받는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니... 5월 13일 선생이 계신 아치울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읽은 책이 친절한 복희씨밖에 없어 그 얘기만 해도 될까... 두려워 하며. 작가의 집은 아치울이라는 예쁜 이름의 마을에 있다. 인공적인 소리라곤 집짓는 인부의 망치질 소리뿐인 자연 속에 파묻힌 마을이 서울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근작 소설집 수록 마지막 단편 ‘그래도 헤피엔드’의 배경이 서울 근교의 전원마을이기도 하다. 등단작 부터 가장 최근 작품까지, 어떤 작가보다 개인의 체험이 작품의 원동력이 된 이가 박완서일 것이다. 박경리 선생은 그런 문학적.. 더보기